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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論하다/책을論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사랑이야기' [기억]1, 2권(2020) 리뷰 / 전생과 패자의 역사 그리고 사랑

by cocogoon 2020. 7. 14.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기억1,2편 책 표지 - 양장본으로 튼튼하다

# [기억]은 놀랍도록 창의적이면서 논쟁적이다.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베르베르. 상상력의 거장이라 불리며 첫 작품인 [개미]로 많은 상상이상의 것을 보여주며 이후로 수십년간 다양한 책들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년 하나의 작품으로 독자들을 만나며 왕성한 집필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작가의 상상력은 더 깊어지고 철학적, 신앙적 의미까지 더해지면서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기억]의 내용을 키워드로 분류한다면 '전생','퇴행최면','아틀란티스' 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남자의 기억. 그것은 단순하게 그 남자의 인생에서의 기억이 아니라 그가 환생하기 전의 모든 기억을 말한다. 그의 시초는 '아틀란티스'였으며 그 시초로부터 지금까지의 전생은 '111'명의 전생이 있었다.

 

[기억]을 통해 작가는 단순하게 흥미로운 '전생'이야기만을 들려주려는건 아니다. 책을 완성시키는 건 

'사랑'이다. 책의 처음과 끝을 이어주는 무엇. 사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책을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 스포일러입니다. 끝에 공개할 것입니다. 원치않으시면 여기서 중단해주십시오.

 

[기억]을 통해서 여전히 작가의 생각은 무궁무진 함을 느끼면서 동시에 굉장히 논쟁적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방주'와 같은 소재나 '환생', '전생'은 기독교적 교리 하고는 매우 멀리있는 소재인데 책을 읽다보면 작가는 '기독교'사상이나 교리를 부정하는 듯해 보인다. 물론 그러한 태도가 비단 이번 [기억]에서만 보여줬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기억]에서 더 심화되어 보인다.

 

종교가 기독교인 내가 이 책을 읽는다는것이 거북스럽다거나 불편한 건 아니다.

다양한 사상, 종교관, 철학 등은 인정해줘야 하고 이해되어야 하는 부분이니까! 다만, 천주교, 기독교가 인구의 절반이 넘는 대한민국에서 과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앞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개인적으로는 엄청나게 궁금하다. 논쟁적인 소재가 불러온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 간극사이에서 오는 긴장감이 나는 왠지 재미있다.

 

▲ 기억1권 표지

# [기억]1권 - 전생과 패배자의 역사 찾기

 

[기억] 1권에서는 역사선생님인 "르네", 퇴행최면술사인 "오팔"의 첫 만남으로부터 "르네"의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불가피하게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르네. 이 모든것이 오팔이 진행했던 퇴행최면과 관련있다고 생각된다. 한편, 학교에서는 역사를 가르치는데 르네가 가르치는 역사는 대학입학시험에는 나오지 않은 "야사"와 같은 이야기일 뿐. 학생들은 그런 르네를 못마땅해하고 교장에게서 주의를 받는 등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가운데 한 번 경험한 퇴행최면은 점점 심화되어 과거의 전생과 교감하게 된다.

 

확실히 이야기꾼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글에 대한 흡입력이 있다. 다음에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주인공이 갑자기 '살인'을 하다니! 이건 나중에 어떻게 풀어나갈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하나하나씩 되짚어 본다. 마치 '올바른 역사찾기'가 부제인 듯 보인다.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사랑도 싹트기 시작한다. 르네를 향한 오팔의 계속된 '윙크' 이건 또 무슨의미일까?

 

▲ 므네모스 - 과거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백과를 대신하고 있다.

#므네모스 : 잊어진 기억

 

작은 것 하나에 의미를 찾으려다 보니 그게 어쩌면 나에게는 더 재미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번 [기억]에서는 예전에 늘 보았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백과]가 중간중간에 담겨있지 않다. 대신에 남자주인공 르네의 노트북에 담겨 있는 올바른 역사찾기와 진실의 기억인 '므네모스' 가 중간중간에 담겨져 있는 게 특징이다.

 

므네모스는 잊어진 기억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과거의 역사는 승리자의 기억이며 살아남은자의 기억이기때문에 100%진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프랑스 역사 중에 설명되지 않는 구멍 난 과거의 역사적 진실을 기억하기 위해 므네모스에 기록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사뭇 진지하고 흥미롭다.

 

▲ 기억2권 표지

# [기억]2권 - 반기독교정서 어떻게 받아드릴것인가?

 

르네의 111번의 인생 중 가장 처음의 인생을 살아가는 아틀란테스 인 '게브'와 끊임없이 영감을 주고받는다. '아틀란티스' 신화적 땅인 섬을 기억에서는 현실에 진짜 존재했던 땅으로 보고있다. 어쩐지 성경의 선악과가 있었던 '에덴동산'의 느낌을 받기도 한다. 굉장히 논쟁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르네는 아틀란티스가 재난에 의해 가라앉는다는 걸 알고 게브에게 방주를 만들것을 행하게 한다.

이는 마치! 성경 중 '노아의 방주'가 생각난다. 모티브라고 하기엔 상황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독실한 기독교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뭐야 이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물론, 작가는 성경을 여러가지 신앙의 역사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나는 기독교인이지만 이 책을 읽는데 불편하거나 어색하지 않았다. '신성모독'을 한 것도 아니고 '믿음'은 개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나아가 이 책이 탈기독교롤 부추기는 것도 아니니 그저 '소설은 소설로만'보기를 기대하지만 워낙 소재가 임팩트가 있어서 반기독교정서로 읽힐 수 있을 것 같다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나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르네와 오팔의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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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이다.(슬라이드입니다 넘겨주세요)

 

# 사랑의 매개체 : 돌고래 목걸이

 

작가는 1만4천년 전 아틀란티스에서 부부의 인연을 맺었던 게브와 누트의 죽음을 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이 둘은 영원히 사랑을 약속한다. 그리고 환생하여 다시 만날것을 약속한다. 게브는 어떻게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 누트를 알아볼 수 있을까? 걱정한다. 이런 게브에게 누트는 말한다.

 

"내가 파란 돌고래가 달린 목걸이를 하고 있을게요 그거면 인식표로 충분할거에요. 안 그래요?" -P391-

 

이 문장에서 나는 두 가지 사실을 알았다.

현재를 살아가는 르네가 오팔을 처음보던날 저 돌고리 모양의 목걸이를 보았다는 사실이 생각난 것과

"안 그래요?라고 문장뒤에 붙이는 습관은 '오팔'이 쓰던 말투와 똑같다는 사실을...

내 기억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1권에서 르네가 게브를 처음만난 순간을 보았다.

 

"여자는 조각 같은 몸에 목선이 깊게 파인 검정 드레스를 걸쳤다. 그녀의 목에 걸린 돌고래 모양의 청금색 펜던트가 남자의 눈길을 끈다" - P14 -

 

재확인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쫘~~악!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은 나 계획이 있구나.....

 

개인적으로 이 복선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 책이 충분히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게브가 왜 우발적 살인을 저질렀는지..

게브가 영향을 준 전생들의 인생이 달라졌을 때 후생에는 왜 영향이 없는지...

등등 풀리지 않은 의문이 많지만, 나는 이 아름다운 사랑의 복선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강추 강추!

기억 1-2권 세트
국내도서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 전미연역
출판 : 열린책들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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